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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은 그런 것이 아니다" 일본 작가 마루야마 겐지가 쓴 40년 귀농생활 수필
귀농과 전원생활은 많은 도시 사람들의 꿈입니다. 복잡한 도심을 떠나 자연 속에서 자유롭게 생활하는 로망을 꿈꾸며, 조용한 시골에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일본 작가 마루야마 겐지가 쓴 '시골은 그런 것이 아니다'는 이러한 로망에 대한 현실적인 시선을 담고 있는 귀농 수필입니다. 40년간의 귀농 생활을 경험한 저자의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시골 생활의 밝은 면뿐만 아니라 어두운 면도 마주할 수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마루야마 겐지가 전하는 시골 생활의 현실을 함께 살펴보고자 합니다.
도시에서 바라본 시골 생활의 착각
도시에 살던 사람들은 높은 확률로 시골 생활의 고충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채 귀농을 시도하곤 합니다. 고향이 시골인 사람이라도 오랜 시간 도시 생활에 익숙해지면 시골로 다시 돌아갔을 때 적응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시골이라고 해서 욕심이 없고 순박한 사람들만 있을 거라고 막연히 기대하고 가면, 실망과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시골도 사람이 사는 곳이고, 다양한 성격과 배경을 가진 이들이 함께 살아가는 장소이기 때문입니다.
시골 생활을 도피처로 생각하고 귀농을 선택한다면 실패할 가능성이 큽니다. 도시와는 다르게 인프라나 국가 시스템이 느리고 허술하게 작동하는 경우가 많아, 이러한 점을 충분히 이해하고 받아들이려는 자세가 없으면 적응에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예를 들어 시골에서는 사유지 도로와 같은 개념이 자주 등장합니다. 도시 사람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이 시스템을 이해하고 수용하지 않으면 끊임없는 갈등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시골에서는 사람 간의 거리가 더 가깝습니다. 서로를 돕고 사는 환경이기는 하지만, 이러한 관계가 모든 이에게 항상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닙니다. 시골 사회는 특정 규칙이 존재하며, 이를 이해하지 못하면 갈등이 생길 가능성이 높습니다. 마루야마 겐지는 "구급차 기다리다 숨이 끊어진다"는 표현으로 시골 생활의 현실을 강하게 전달합니다. 도시에서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응급 의료 시스템이 시골에서는 작동하지 않을 때가 많으며, 이로 인해 큰 위험에 처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도시와 달리 시골에서는 생활의 모든 측면이 느리게 진행됩니다. 택배와 같은 기본적인 물류 서비스도 도시에서는 당일 또는 익일에 받을 수 있지만, 시골에서는 며칠이 걸리기 일쑤입니다. 이러한 작은 불편들이 모여 시골 생활의 전반적인 질에 영향을 미칩니다. 시골에서 농사를 짓고 직접 자급자족을 한다는 생각은 로맨틱해 보이지만, 현실은 더디고 반복적인 노동의 연속이며 이에 대한 강한 인내심이 필요합니다.
시골 생활의 고된 일과에서 오는 육체적 피로는 도시에 살 때보다 훨씬 크게 다가옵니다. 대부분의 일은 직접 손으로 처리해야 하고, 이러한 일들이 누적될 때 귀농자의 체력과 정신적 여유는 점차 소진됩니다. 단순히 도시를 떠나 자연 속에서 평온함을 누리고자 했던 귀농자들은 이 같은 현실 앞에서 큰 좌절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시골 생활의 인프라 문제
시골의 생활 인프라는 도시와 비교했을 때 상당히 열악합니다. 마루야마 겐지가 언급한 바와 같이, 시골의 응급 상황 대응은 도시와는 전혀 다릅니다. 실제로 시골 본가에서 저자의 아버지가 갑작스러운 심근경색을 겪었을 때, 구급차가 도착하는 데까지 20분이 넘는 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구급차가 도착했을 때도 의료진이 아닌 단 한 명의 인원만 있었으며, 그마저도 다급함 없이 천천히 움직이는 모습에 저자는 분노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사건은 시골 생활에서의 인프라 부족과 시스템적 문제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시골에서는 이처럼 의료 서비스가 부족하고, 인프라가 열악하여 큰 불편을 겪게 됩니다. 평소에 큰 사건 사고가 일어나지 않다 보니 대응 태도 역시 느슨해지고, 이는 결국 주민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요소가 되기도 합니다. 은퇴 후 조용한 전원생활을 꿈꾸며 귀농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이처럼 의료 서비스나 생활 인프라가 부족한 환경에서의 생활은 생각만큼 낭만적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또한, 시골에서의 교육 환경도 문제입니다. 많은 시골 지역에는 학교가 부족하며, 교육의 질 또한 도시와 비교했을 때 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녀를 둔 가족이 시골로 이주할 경우, 아이들의 교육 문제는 가장 큰 고민거리 중 하나가 됩니다. 학교까지의 거리도 멀고, 교통편도 부족하여 아이들이 교육을 받기 위해서는 부모의 헌신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상황은 결국 시골에서의 생활을 더 어렵고 힘들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교통 인프라도 열악합니다. 도시에서는 버스, 지하철, 택시 등 다양한 교통 수단이 있으며 거의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시골에서는 대중교통 수단이 매우 제한적이고, 그마저도 일정이 매우 제한적입니다. 이러한 교통 불편은 시골 주민들의 이동성을 크게 제한하며, 일상 생활의 편의성을 감소시킵니다. 도시에서는 단순히 교통 수단을 이용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다양한 문화적 활동이나 시설들도 시골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습니다.
시골 생활의 인간관계
시골에서는 인간관계의 밀도가 높습니다. 도시에서는 서로를 잘 모르는 채 살아가더라도 큰 문제가 없지만, 시골에서는 이웃 간의 관계가 매우 중요합니다. 서로 도울 일이 많고, 모든 사람이 서로를 잘 알기 때문에 개인의 사생활이 거의 없는 환경입니다. 이러한 상황은 때로는 따뜻한 공동체의 일원으로 살아가는 느낌을 줄 수 있지만, 반대로 사소한 갈등이 커져 큰 문제로 번질 가능성도 큽니다.
도시에서라면 아파트 단지 내의 이웃이 어떤 사람인지 알지 못한 채 살아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골에서는 이웃 한 명이 불편한 존재가 되면, 그 영향력은 도시보다 훨씬 크게 다가옵니다. 예를 들어 시골 마을에서 범죄자가 이웃으로 나타난다면, 그 체감 불안은 도시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큽니다. 시골에서는 이웃과의 관계가 직접적인 생활의 질을 좌우하기 때문에, 한 사람의 불쾌한 행동이 마을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귀농을 결심한 사람들 중 많은 이들이 도시에서 지친 마음을 달래고자 시골로 향하지만, 외향적이지 않은 성격이라면 시골 이웃들과 원만한 관계를 맺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시골 원주민들은 새로운 이웃에게 적극적으로 손을 내밀지 않는 경우가 많으며, 특히 도시에 지친 귀농자들이 먼저 다가가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결국, 무리하게 다가가려 할수록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는 환경입니다.
시골 사회에서의 인간관계는 복잡하고 미묘합니다.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며, 작은 일 하나로도 갈등이 생기기 쉽습니다. 예를 들어, 마을 행사에 불참하거나 이웃의 요청을 거절하는 것만으로도 긴 시간 동안 불편한 관계가 지속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인간관계의 복잡성은 시골 생활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특히 시골에서는 자신의 의견을 강하게 주장하기보다는, 주변 사람들의 눈치를 보고 조화를 이루려는 태도가 요구됩니다. 이는 공동체 생활의 특성상 당연한 부분일 수 있지만, 도시에서 개인주의적 사고방식에 익숙해진 사람들에게는 큰 도전이 될 수 있습니다. 도시에서는 나와 맞지 않는 사람들을 피할 수 있는 선택권이 있지만, 시골에서는 이러한 선택권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항상 타협과 양보가 필요합니다.
로컬 룰과 시골의 특수성
시골에는 시골만의 '로컬 룰'이 존재합니다. 이는 국가가 제공해야 할 공공서비스나 인프라를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해결하면서 만들어진 규칙입니다. 시골에서는 도로 정비나 마을 인프라 확충을 주민들이 직접 돈을 모아 해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로컬 룰은 외지인에게는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으며, 이로 인해 갈등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외지인이 시골로 이주해 마을의 인프라를 이용하면서도 먼저 인사를 하지 않거나, 기존 주민들과의 관계를 소홀히 할 경우 마을 사람들은 본전 생각을 하게 됩니다. 특히 마을의 공공시설을 이용하는 데 있어 법적으로 명확하지 않은 규칙을 강요받는 경우도 생기며, 이러한 상황은 도시에서 온 사람들에게 큰 혼란을 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시골에서는 마을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수돗물이나 전기 인프라를 이용할 때, 법적 근거 없이 추가적인 비용을 요구받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상황은 도시 사람들에게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지만, 시골에서는 오랫동안 이어져 온 일종의 관습입니다. 결국, 이러한 로컬 룰에 적응하지 못하면 시골 생활은 지옥과도 같아질 수 있습니다.
또한 시골에서는 지역 사회의 규칙과 질서를 지키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마을의 회의나 공동 작업에 참여하지 않으면 배척당할 수 있으며, 이는 시골 생활에서 매우 큰 불이익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마을 사람들과의 협력은 단순한 이웃 간의 관계를 넘어서, 시골 생활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이를 무시하거나 소홀히 한다면 시골 생활에 적응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입니다.
결론: 시골에 대한 환상을 버려야 한다
마루야마 겐지가 40년간의 귀농 생활을 통해 전하는 메시지는 단순합니다. 시골에 대한 막연한 환상을 버리라는 것입니다. 시골은 도시보다 조용하고 평화로운 곳일 수 있지만, 그곳에도 사람 사는 곳 특유의 갈등과 문제가 존재합니다. 시골을 도피처로 생각하거나 이상적인 삶의 장소로 여긴다면, 결국 현실에 부딪혀 큰 실망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귀농을 고려하는 사람들은 시골 생활의 현실적인 어려움을 충분히 이해하고 준비해야 합니다. 의료 서비스의 부족, 인간관계의 밀도, 로컬 룰의 존재 등은 귀농 생활에서 피할 수 없는 요소입니다. 이러한 점들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면, 시골에서의 삶은 새로운 도전과 성취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저 조용한 삶을 꿈꾸며 시골로 향한다면, 현실은 결코 녹록지 않을 것입니다. 시골은 도시보다 더 많은 인간적인 접촉을 요구하며, 그 속에서 갈등과 어려움도 함께 존재합니다. 그러므로 귀농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시골 생활에 대한 이상적인 환상을 버리고, 현실을 직시하는 것입니다. 시골은 우리가 꿈꾸던 이상적인 삶의 공간이 아니라, 도시와 마찬가지로 인간 관계와 생활의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현실의 공간이라는 것을 인식해야 합니다.
귀농은 단순히 도심의 복잡함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로망으로 결정할 일이 아닙니다. 시골 생활은 새로운 삶의 도전이며, 그 도전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을 때 비로소 그 안에서 의미와 보람을 찾을 수 있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준비 없이 시골로 향한다면, 이상과는 다른 현실에 큰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시골 생활은 우리가 마주하고자 했던 고요함과 함께, 그 이면에 숨겨진 수많은 현실적인 과제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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